[헬리오아트 Report no.175] February Week 1

Date
2023-04-12 11:35

 

 


 

no.175

폴 세잔이 사랑한 생 빅투아르 산


Paul Cezanne, Montagne Saint-Victoire, 1904-1906.

‘폴 세잔’ (‘Paul Cezanne’)의 뮤즈는 아름다운 여인이 아닌 ‘산’ 이었다. 프랑스 남부지방 ‘엑상 프로방스’ (‘Aix-en-provence’)의 북쪽에 위치한 ‘생 빅투아르 산’ (‘Mont Sainte-Victoire’)이 바로 그것이다. ‘폴 세잔’은 평생을 걸쳐 ‘생 빅투아르 산 ’을 43여점의 유화와 수채화작품 속에 남겼다. 그는 1902년부터 죽기 전까지 고향인 ‘엑상 프로방스’ 를 떠나지를 못했는데, 그의 작업실에서 바라보이는 ‘생 빅투아르’ 의 산맥의 풍경이 잠시 파리에 머물때도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다.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 작품은 1870년대부터 1895년까지의 초기 작품과 1895년에서 1906년, 그가 생을 마감 할 때까지의 후기 작품으로 나누어진다.



Maurice Deni, Visite a cezanne



Claude Monet, Haystacks

폴 세잔은 인상파의 아버지 ‘클로드 모네’의 영향을 받아 인상파 작가로 활동을 하였다. ‘세잔’의 ‘생 빅투아르’ 작품은 그의 동료들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인상파의 작가들이 그와 함께 작품을 남기기도 하였다. ‘모네’가 새벽부터 노을이 지는 시간대까지를 모두 따라가며 한 장면에 집착하며 하루에 작품을 완성했다면, ‘폴 세잔’은 수개월에 걸쳐 하나의 캔버스에 특정한 순간이 아닌 계절의 변화와 함께 많은 시간의 인상과 감상이 담긴 '생 빅투아르'를 담아냈다. 특히 시간대별로 작품을 남긴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건초더미’(’Haystacks')는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 작품들과 비교되어 ‘인상파’의 ‘인상’이라는 주제와 관련한 중요한 쟁점이 되기도 한다. 두 예술가는 빛의 효과를 다르게 사용해 한 주제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창조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작품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은 달랐던 것이다.


Katsushuka Hokusai, 36 Views of Mountain Fuji



또한 ‘폴세잔’의 ‘생 빅투아르’ 작품에 대한 분석 중 중요한 것으로 독특한 원근법적 시각이 있다. 많은 미술사학자들은 그 당시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우키요에’ (‘Ukiyo-e’) 판화로부터 ‘폴 세잔’이 영감을 받았다고 추측한다. 1913년 독일 미술사 학자인 ‘프리츠 버거’ (‘Fritz Berger’)는 처음으로 ‘폴 세잔’의 구도에 대한 접근 방식이 19세기 일본 화가 ‘우타가와 히로시게’ (‘Utagawa Hiroshige’)의 1800년대 중반 목판화 시리즈인 "도카이도 53개역"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폴 세잔’은 동시대 미술사 학자인 ‘요하인 가스케’(‘Joachim Gasquet’)의 책을 읽고 난 후 미인도의 거장으로도 알려진 ‘가츠시카 호쿠사이’ (‘Katsushika Hokusai’)에게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호쿠사이’의 "후지산 36경" 작품과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 시리즈 사이에서 명백한 유사성을 볼 수 있다.

폴 세잔 은 ‘엑상 프로방스’의 아뜰리에 에서 ‘생 빅투아르 산'과 함께 여생을 마감했다. 다른 인상파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화구들을 짊어지고 한점의 걸작을 완성하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며 작품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작품으로 남겼다. 생전에 작가로서 인정받지 못했던 ‘세잔’은 “세상은 나를 외면하고 인정 하지 않지만, 변함없이 나를 감싸안고 나를 이끌어 주는 것은 바로 ‘생 빅투아르 산’이었다” 라고 말할 정도로 ‘생 빅투아르 산’에서 위로 받고 자연과 대화하며, 자연의 빛과 인상에 대한 감성적 해석을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남겼다.

[출처] artnet.com